지성은 지식만도 아니고 교양만도 아니다.

 

지성은 보고 싶은 현실밖에 보지 않는 사람이 많은 가운데

보고 싶지 않은 현실까지도 꿰뚫어보는 재능이라고 생각하지만,

꿰뚫어보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상황을 통찰한 뒤에

그것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최선인지도 이해해야만

비로소 진정한 지성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로마인 이야기 6 팍스 로마나 / 시오노 나나미 / 한길사 / P.256

 

1.

예전에 할아버지가 병원에서 이 책을 읽으시는 모습을 보고 궁금했다.

 

젊은 시절 시를 써서 등단(?)도 하셨고

돌아가시기 전엔 소설도 쓰셨던 그러나 출판은 되지 않았던

나와는 소통이 거의 없던 그 분이 읽던 책이 궁금했다.

 

그런 호기심으로 처음 읽었고 나중에는 내가 재미있어서

그녀의 신간이 출판될 적마다 매년 구입해서 봤다.

 

2.

회사 입사 면접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군지 묻는 질문에

아우구스투스라고 답했다. 

 

카이사르가 진정한 천재라면 

아우구스투스는 평범한 사람이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다다를 수 있는 경지라고 생각했고

천재가 아닌 내가 지향해야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해서 좋아했다.

 

3.

97년에 읽었던 책을 22년에 다시 읽으니

처음 읽었을 때와는 사뭇 다르다. 

(물론 중간에도 몇 번 읽었지만 너무 오래 전이라 기억은 안난다)

 

처음 읽을 때는 언급되는 지명이 너무 낯설어 상상 속에만 존재했다면

이젠 내가 가본 곳도 많고 구글맵을 통해 정확한 위치를 찾을 수 있으니

더 이해가 잘 되는 것도 많았고

 

당시 로마에서 행하는 일들이 지금의 미국과 유사하다는 것과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가령,

티베리우스가 중간에 은퇴하고 로도스 섬에 갔던 일이나

아우구스투스가 혈연에 집착하는 이유 등등...

 

4.

요새는 의욕도 떨어지고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휴직을 하고 좀 쉴까...

회사 생활도 오래 했는데 일 년 정도는 쉬어도 되지 않을까...

돈은 적당히 있으니 제주도나 가서 좀 살아볼까...

오만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서 그런지 티베리우스의 은퇴가 더 와닿았을지도.

 

5.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로마인이야기를 모두 가지고 있었지만 

누군가 말도 없이 내 책을 정리해서 

이제는 3권만 남았다.

 

당시에는 너무 분노했고

한동안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알라딘 중고서적에서 빠진 것들을 다시 사기로 결심했다.

 

내 책도 알라딘 어딘가에 있을테고

돌고 돌다보면 다시 만나겠지.